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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평점




불문학자 황현산 선생님의 산문집.

우연히 트위터에서 팔로우하게 되면서 앍게 되었고, 몇년동안 선생님의 트윗을 읽고 링크 걸린 칼럼들을 읽으면서 좋아했었다.
한 분야의 권위자이자 지나온 자취의 길이에 비해 '꼰대스러움' 하나 없이 타인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고 미래 세대의 입장에서 사회를 바라보고자 하셔던,
그래서 이 시대의 가장 좋은 '어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암 치료를 하시는 동안 부지런히 하시던 트윗이 중단되었다가 완치되었다는 소식에 안심했었다. 하지만 재발했다는 소식, 문예위원장 사임 트윗과 함께 치료중이라는 소식 중에도 집필활동을 멈추지 않으셨던 것 같은데, 잠시동안 그 부재를 잊고 있던 몇 달 후에 신문상의 부고로 이름을 듣게 되었다.

참으로 죄송하게도 황현산 선생님의 부고를 듣고서야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최근 20여년 동안 이런저런 지면에 실렸던 짧은 글들을 모은 책이다.
특히나 또 다른 의미에서 '엄혹했던' 2010년 전후에 답답함이 실린 글이 많아서 새삼 세상이 달라졌다는 걸 실감한다.



192페이지

한국이 특별히 유행에 민감한 나라라는 것은 모든 것이 가장 빨리 낡아버리는 나라가 바로 이 나라라는 뜻도 된다. 어제 빛났던 물건이 오늘 낡은 버전이 되어버리며, 내일 내리게 된 구매 결정이 모레는 성급한 판단이었던 것으로 증명된다.
...
마음속에 쌓인 기억이 없고 사물들 속에도 쌓아둔 시간이 없으니, 우리는 날마다 세상을 처음 사는 사람들처럼 살아간다. 오직 앞이 있을 뿐 뒤가 없다. 인간은 재물만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도 저축한다. 그날의 기억밖에 없는 삶은 그날 벌어 그날 먹는 삶보다 슬프다.

이 슬픔이 유행을 부른다. 사람의 마음속에 세상과 교섭해온 흔적이 남지 않고, 삶이 진정한 기억으로 그 일관성을 얻지 못하면, 이 삶을 왜 사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된다. 삶이 그 내부에서 의미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밖에서 생산된 기호로 그것을 대신할 수밖에 없다. 가지가지 유행이 밖에서 생산된 바로 그 기호다. 밖에서 기호를 구해 의미의 자리를 메울 때 우리는 항상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 밖의 기호 속에는 스스로 확신할 수 있는 진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행의 문화는 열등감의 문화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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