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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평점




문학평론가 신형철씨의 산문집이 새로 나왔단 소식을 듣고 바로 주문해서 '예약도서'들을 다 제치고 제일 먼저 읽었다.

2010년 이후에 이런저런 지면에 발표했던 글들을 모은 책이다.
그 사이에는 용산 참사, 세월호 사건, 대통력 탄핵 뿐 아니라 아내의 수술 등 공적으로 사적으로 슬픈 일이 많았기 때문에 책 자체는 무겁다. 슬픔이 주된 정서인 주제들이라서 슬프기도 하지만, 더 슬픈 것은 타인의 슬픔을 슬퍼하지 못하는 사회와 사람들이다. 그런 사회 속에서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는 끊임없이 슬픔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가장 슬픈 점이다.

문학의 여러가지 기능 중 하나는 소설 속에서 인물들이 겪는 희노애락의 심리를 접하고 공감하면서 한 번 사는 삶에서 겪지 못했고 겪지 못할 감정들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어디선가 읽었다. 마치 근육을 훈련하듯 여러가지 감정들을 반복적으로 느낌으로써 비록 내가 직접 겪어보지 못했어도 타인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상상력을 얻을 수 있다고.

그런 점에서 본다면 신형철씨는 문학평론가이기 전에 가장 훌륭한 문학 독자가 아닐까 싶다. 예민하고 섬세한 감정으로 세상 모든 슬픔에 대해 누구보다 슬퍼하고 누구보다 아파한다. 이런 감수성과 공감력으로 살아간다면 슬플 일이 참 많겠다고 느껴지기도 할 만큼.

타인의 슬픔을 애하기는 커녕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불사하고 타인의 슬픔을 모욕하려는 사람이 많다. 그 괴물을 만든 것이 이 사회일까 아니면 이 사회가 괴물인 것일까에 대해서 이 사회에서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는 한 명이 신형철씨가 아닐까.

한참 전에 종료된 신형철씨의 문학동네 팟캐스트를 요즘에도 가끔 듣는다.
너무 많은 이들이 진실이 가진 복잡성에 대한 두려움 없이 펜을 칼처럼 휘두르는 요즘 세상에서, 신형철씨는 그 누구보다 말을 조심해서 하는 사람인 것 같다.
그런 사람이지만 말하기보다 글쓰기가 더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우리가 그만큼 말을 쉽게 해왔다는 뜻일 거라고, 글은 말보다 조심해서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슬픔을 슬퍼하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조심해서 쓴 글을 읽는 '슬픔' 아닌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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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슬픔을 공부한다 라.. 뒷모습만으로도 슬픔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누군가의 슬픔을 슬퍼할 수 있게 되는 건 축복이 아닐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에 무서웠던 기억이 나네요. 읽을 책 리스트에 추가했습니다.. 제목이 마음에 드네요.
2018-12-12
08: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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