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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평점


알쓸신잡에서 유시민씨가 딸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으로 소개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식물학자, 혹은 지구생물학자(geobiologist)인 작가가 여성으로서 자연과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가 되고 연구비를 힘겹게 따내면서 연구실을 꾸며나가는 일종의 '성장담'을 담담하면서도 센스있는 문장들로 써내려간 책이다.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나도 학계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작가의 커리어에 많은 공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분량이 훨씬 더 많은 작가의 살아온 이야기보다 오히려 중간중간 개인사와 얽혀서 소개되는 식물의 경이로움을 더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느끼는 주된 감상과는 많이 다를 것 같긴 하다).

한반도가 자랑(?)하는 뚜렷한 계절의 변화를 서른 몇 번정도 지켜본 와중에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고르라면 나는 단연 초봄을 꼽는다. 겨우내 앙상했던 나무가지에서 초록색도 아니고 세상 떼 하나도 묻지 않은 연둣빛 새 잎이 솟아나는 풍경은 정말 희망적이다.
두번째 계절은 단풍철. 세상에 수 많은 나무들이 초봄의 연둣빛 새싹으로 시작해서 여름 내내 쌓아온 공든 탑을 제 손으로 모두 무너뜨리는 짧은 소멸의 계절.

그리 크지 않은 단풍나무에 달린 이파리들을 모두 합치면 약 15킬로그램이라고 한다. 그 15킬로그램을 만드는 1그램 1그램은 모두 공기 중에서 뽑거나 땅에서 캐내어 만들어진 것이다.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봅아서 당과 관다발과 잎맥을 만들어 내는데, 15킬로의 단풍잎에는 호두파이 세개를 만들 정도의 당분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15킬로그램의 이파리가 필요한 만큼의 영양분을 흙에서 모으려면 나무는 적어도 약 3만 리터의 물을 흙에서 빨아들여 증발시켜야 한다고 한다.

식물은 생태계에서 유일하게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존재다.
다른 생명체의 고기를 먹고 풀을 뜯어서 뼈대를 만들고 단백질을 형성하는 나같은 동물에게 물과 공기와 햇빛만 가지고 자라나는 식물은 세상에서 제일 흔한 존재면서도 동시에 지구상에서 가장 경이로운 생명체다.

쉽게 잘 읽히는 문장력과 유머감각을 가진 이 작가가 나중에 본격 식물학/지구생물학 입문서를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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