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fsaf

 
 
   


전체 메뉴 가기 클릭

제목: 괴식(怪食)? 스시리또 (Sushi Ritto)
이름: 준수 * http://www.genijoon.com


등록일: 2017-09-25 06:50
조회수: 715 / 추천수: 8


2017_09_16_13.14.03.jpg (95.2 KB)

아시아 대륙의 거대함과 문화적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태국음식과 일본음식이든 일단 동양 어디에선가 건너온 이국적인 문화라는 점에서 서양사람들에게 아시아라는 단어가 상당히 포괄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그 와중에 일관된 태도가 있다면 일본적인 것은 뭔지 몰라도 일단 고급지고 좋은 것이라는 이미지를 준다는 점이다.

이런 서양인의 아시아에 대한 무지함과 일본의 고급 이미지를 교묘히(?) 이용해서 태국음식점에도 스시를 팔고 중국집에도 스시바를 만들어 놓은 희한한 풍경을 자주 볼 수 있다. 나에게는 너무도 기괴한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가게가 흔한 걸로 봐서 서양권 사람들에게는 전혀 이상하지 않은가 보다.
우리동네에 있는 나름 장사 잘 되는 중국집 이름은 무려 "YAMA FUJI"다. 나는  맛과 서비스를 떠나 후지산이라는 간판을 달고서 스시와 중국요리를 모두 파는 가게는 본능적으로 꺼려지지만 이곳은 현재 구글 평점 4.3으로 사업 번창 중이다.

중국 것과 일본적인 것을 대하는 이들의 태도는 슈퍼의 야채코너와 식당 메뉴판에서도 느낄 수 있다.
중국식당 메뉴판을 보면 대부분의 요리가 본래의 의미를 잃은 채로 영어로 직역되어 있는 반면에 일본 음식은 대부분의 일본어 명칭을 고유명사처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어향육슬은 단순히 Spicy garlic pork stir fry가 되고 우육탕면은  beef noodle soup이 되지만 일식 튀김은 Tempura, 오야코동은 Oyako don 이고 일본식 라멘은 Ramen이다. Shitake mushroom (표고버섯 비슷) 은 슈퍼에 파는 버섯 중에서 제일 비싸고, 음식 명에 Miso가 붙으면 채식주의자를 배려하는 힙한 느낌을 준다. 에다마메는 Edamame라는 이름으로 애피타이저 메뉴에 들어 있고, Yuzu (유자)는 고급 식당의 샐러드나 생선요리 메뉴판에서 자주 볼 수 있으며 Azuki bean (팥)은 이국적이면서 세련된 디저트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특히 "Sushi"라는 단어는 미국 사람들을 가장 흥분시키는 단어 같다. 이국적이면서도 고급스럽고 칼로리가 적은 건강식.
그런 좋은 이미지 덕분인지 미국의 sushi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음식을 포함한다. 한국에서 흔히 '스시'라고 불리는 니기리 스시는 물론 우리가 '(캘리포니아) 롤' 이라고 불리는 음식과 심지어 김밥/김초밥 류도 Sushi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김밥류도 일본에서는 마키즈시(巻き寿司)로 스시의 한 종류이기는 하지만 스시와는 엄연히 구별되고 저렴한 한끼 식사에 속하는 '김밥'이라는 단어를 가진 한국인에게는 고향에서와는 천양지차인 미국에서의 김밥의 지위가 더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스시'라는 간판 덕분인지 들어간 재료에 비해 훨씬 비싸지만 잘 팔리는 것은 한국에서 재료비 얼마 안 되는 이탈리안 파스타가 비싸도 잘 팔리는 것과 같은 맥락인지도 모르겠다.



'스시'에 대한 미국인의 이미지와 전에도 언급한 (링크) 미국의 '샐러드바'식 식당문화가 접목하여 최근에 '스시리또'라는 음식이 실리콘 밸리에서부터 출발해하여 동부에 이르기까지 큰 인기를 몰고 있다고 한다.

스시리또는 스시와 부리또를 합친 말이다.
멕시칸 식당에서 또띠야를 펼친 후에 진열된 재료들을 지나가면서 원하는 것을 골라 담은 후 말아서 부리또를 바로 완성해 주는 것처럼
김말이에 김과 밥을 깔아두고서 원하는 재료를 골라 담아 말면 스시리또가 완성된다.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나처럼 어릴 때 시장에서 썰지 않은 김밥 한 줄을 들고서 걸어가면서 뜯어먹다가 엄마한테 혼났던 기억이 떠오를 지도 모르겠다. 이 음식을 '괴식'이라 불러야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바다 건너에서 이렇게 거창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김밥'이 낯설게 보인다. 재료에 따라 달라지나 ('스시'라는 명칭이 붙은 만큼) 대략 12달러 정도 되는 스시리또의 가격을 들으면 놀라는 것은 비슷할 것이다.  

미식문화의 최첨단을 달리는 실리콘 밸리에서도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은 '힙한' 유행이라 이 작은 도시까지는 당연히 오지 않았고 얼마 전에 워싱턴DC에 들렀을 때 호기심만으로 일부러 찾아가서 먹어보았다. 미국답게 푸짐하게 퍼주는 재료는 마음에 들지만 귤화위지라는 말처럼 과연 김밥 혹은 '마키즈시' 라고 부르기는 아무래도 어려울 정도의 미국스러운 속재료와 소스의 조합이었다. 특별히 맛 없기도 어려운 조합이지만 특별히 맛있다고 하기도 어렵다. 학교 근처에 있다면 하지만 깔끔한 것이 먹고 싶을 때 종종 찾을 것 같다.




한편 한국적인 것은 일본과 중국의 중간쯤에서 중국에 좀 더 가까운 느낌인 것 같다. 된장을 Korean  bean paste라고 써 놓으면 먹고 싶은 생각이 별로 들지 않지만 비슷한 것을 Miso라고 쓰는 순간 고급지고 건강한 음식이 된다. 낫또를 Fermented bean paste 라고 쓴다면 아무도 시키지 않겠지만 Natto 라고 써 놓으면 건강식이 된다는 것을 우리나라가 그토록 원하는 "한식의 세계화"라는 측면에서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국가 이미지가 결정적이겠지만...).




-답글달기   -추천하기     -목록보기  
  ~의견을 남겨주세요.

 
  이름(별명)  비밀번호   
번호 제목 등록일 조회
공지  [[ The Way 2: 기억의 시작 ]] 출간되었습니다.  22 2017-04-12 2585
650
 사과
2017-11-06 177
649
 채도  2
2017-11-06 180
 괴식(怪食)? 스시리또 (Sushi Ritto)
2017-09-25 715
647
 뭉쳐야 뜬다는 나이아가라/토론토  1
2017-09-11 1691
646
 "빨간책방이" 별점에 미치는 영향  1
2017-09-03 1789
645
 비행기 무비 어워드  4
2017-08-21 2005
644
 잔디밭에서 맥주를 마시긴 쉽지 않다  1
2017-08-14 2008
643
 덩케르크 (스포 無)  3
2017-07-21 2050
642
 알쓸신잡  5
2017-06-19 2286
641
 검정치마 언니네 이발관  3
2017-06-05 2282
-목록보기  -다음페이지  
1   2   3   4   5   6   7   8   9   10  .. 60   [다음 10개]
       
Copyright 1999-2017 Zeroboard / skin by DQ'Style 
   

Copyright ⓒ 2003-2015 genijo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