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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수 
  http://www.genijoon.com
  물음표가 있어야 질문이다 -폴 디랙-



<야밤의 공대생 만화>라는 연재웹툰(?)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공대생에게 교과서의 주인공들로 익숙한 유명 과학자, 공학자에 대한 개인사와 에피소드를 그리는 만화인데
출중한 그림실력은 아니지만 개성 강한 과학자들의 괴팍함을 적절한 센스와 유머로 잘 그려내서
그 어떤 픽션보다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다.
(전공수업 등에서 익숙하게 들었던 사람에 비해 이들의 이름을 처음  듣는 이들은 덜 재미있어하는 것 같기는 하다.)

원래 학교 내부 커뮤니티(snulife)에서 연재되다가 반응이 좋고 유명해져서
언론에 인터뷰도 실리고 딴지일보 등 외부 매체에도 소개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편은 폴 디랙(Paul Dirac)에 대한 에피소드였다.
(링크: http://www.ddanzi.com/ddanziNews/115640398

물리학 전공자는 아니라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디랙은 브라켓, 페르미-디락 통계, 특히 '디랙 델타 함수'로 공대생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무엇보다 과묵한 과학자로 알려져 있어서 주변 사람들은 "한시간에 한 마디 하는 것"을 "1 디랙"으로 정의해서 놀리곤 했다 하고,
소위 말해 "뼛속까지 공대생"마인드라서 사교성이 매우 떨어지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디랙의 에피소드들을 보다가 개인적으로 뜨끔하던 순간이 몇번 있었다.
- 아내와 다툰 후 아내가 편지를 보냈는데 디랙은 편지의 각 물음마다 답변을 표로 정리해서 답장했다고 한다.
- 강의 중에 어떤 학생이 "오른쪽 아래 수식이 이해가 안됩니다"라고 질문했지만 의문문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답할 필요를 못 느끼고 수업을 계속했다고 한다.

머릿속 알고리즘에서 "물음표가 있는가?" 여부로 의문문인지 기계적으로 판단하고 대답 여부를 결정하는 지나친 '공대생 마인드'로 상대를 당황하게 했던 (혹은 더 이상의 '사교'를 단절했던) 경험은 나도 여러 번 있었던 것 같다.



.
누군가가 거의 인사말로 "날씨 춥죠? (덥죠?)"라고 물어보면 반사적으로 "네~ 춥네요"라고 대답하면 되는데
"흐음, 분명 춥긴 추우나 어제보다 기온이 1,2도 정도 올랐다 하고, 오늘은 특히 따뜻하게 입고 나와서 그런지 춥다춥다할 정도는 아닌 것 같군" 이라 생각하고는  "아뇨, 그렇게 춥지는 않네요" 라고 말해서 상대를 머쓱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
한번은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던 중이었다.
그 날 처음 나를 담당한 미용사께서 "손님은 머리가 반곱슬이라 머리 모양 셋팅하기 편하시겠어요"라고 말했다면
역시 별 생각없이 1초 내에 "아, 네~ 그렇죠 머리가 짧기도 하구요"라고 말하는 것이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도리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질문(기술적으로는 '질문'이 아니지만) 을 받고는 한참을 뜸들이며 대조군의 부족에 대해 생각한 후에
"음.. 저는 항상 반곱슬이었고 다른 모발을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제가 곱슬, 직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셋팅이 쉽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라는,
지나치게 객관적인 태도로 미용사를 당황시켰고 그 후에는 대화가 끊어졌던 것 같다.


...
(옛날 옛적, 이곳에 손님이 아주 많고 방명록에 글이 끊이지 않던 시절에)
방명록에 긴 글을 남겨주는 분이 계시면 나는 최선을 다해 친절하게 답글을 달기 위해서
본문에 있는 물음표(와 의문문 아닌 질문도!)를 하나씩 찾으며
내가 각 질문에 다 대답을 했는지 검토하는 방법을 사용했었다.
이 만화의 '디랙의 뇌구조'가 유머코드로 제시된 컷을 보고서야 대답하라고 물어본 질문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페렐린 삭제  2016/09/02  
 여자치고 남자에 가까운 뇌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종종 여자인 친구들에게서 걍 해답을 말하지 말고 닥치고 좀 가만히 들어만 달라는 얘길 들어요. ㅋㅋㅋ약간 공감이 갑니다 ㅋㅋㅋ
  준수    2016/09/03  
 ㅋㅋㅋㅋ 재밌네요. 저도 조심하고 있는데 잘 안되네요ㅋㅋ
  에스뗄 삭제  2016/10/02  
 준수님! 저 궁금한거 있어요. 이글을 읽다보니 왠지 잘 설명해주시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리..ㅎ
저 요즘 영어공부하는데 리스닝이 넘 안되요.
어떤분은 발성과 발음을 다 고쳐야 한다고 하던데
준수님은 어떠세요? 저 프렌즈보는데 스크립터 봐도 안들려서 넘우울ㅜㅜ
  준수    2016/10/03  
 안녕하세요.
저는 남에게 조언할 정도의 영어실력이 아니라서요ㅋㅋ 어려운 질문이네요.
꾸준히 많이 듣는 것 말고는... 정도 외에 지름길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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