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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수 
  http://www.genijoon.com
  일만선서(一萬選書)


영화를 볼 때 그 작품에 대해 되도록이면 무지한 상태에서 감상하려 노력한다.
최소한의 사전 정보를 가지고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일단은 온전히 나만의 프레임으로 작품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이해 못 한 점은 나중에 찾아볼 수 있지만 방해받지 않은 '첫 감상'은 한 번 뿐이니까.

소설도 마찬가지.
그래서 어떤 계기로든 일단 보기로 정한 영화나 책은 인터넷에 나오는 가장 기본적인 소개문구조차 피하려고 애쓴다.
(종종 소설을 읽다가 초반에 도무지 무슨 얘긴지 감이 안 오면 인터넷 서점의 책소개를 읽어보기도 한다.
영화는 그럴 수 없지만)

기본적인 배경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한참동안 감 못 잡고 헤매는 경우도 있지만,
아는 것이 적었기에 기대하지 못했던 면모에서 감동을 받는 기쁨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어떤 영화나 소설을 볼지 말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작품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모순이 발생한다.
그런 나에게 가장 '이상적인' 영화/소설의 선택법이란,
나의 분신, 또는 나와 동일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 존재해서 추천 리스트를 만들면
나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일단 보는 것이다.
분신술도 연마하지 못했고 동일한 취향으로 완벽한 목록을 만들어줄 친구도 없는 현실에서는
예습과 무지 사이의 어딘가에서 절충하려 애쓰고 있다.



그런데,
이런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방법이 현실에 존재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일만선서(一萬選書)
기사링크: http://pdf.joins.com/article/pdf_article_prv.asp?id=DY01201410150032


일본 훗카이도의 시골마을에는 이런 서점이 있다고 한다.
'일만선서(一萬選書)’라고 하여 1만엔(10만원)을 내면 금액에 맞춰 추천서적을 집으로 보내준다.
어릴 때부터 도서관의 거의 모든 책을 섭렵했다는 독서광 서점 주인이
인터뷰 등을 통해 고객의 프로필과 독서경력 독서취향을 파악하여 가장 좋아할 만한 책들을 선택해 주는 것이다.

책을 읽고 싶긴 한데 뭘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친구와의 대화에서 시작한 이 사업이
현재는 일본 전국에 소문이 나서 책을 받으려면 한참이나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영화 추천앱 '왓챠(Watcha)'가 떠오른다.
왓챠는 사용자의 영화 별점 평가를 기준으로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영화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자신과 별점 기준이 유사하고 비슷한 성향의 사용자들이 좋아한 영화를 위주로 추천작을 찾는 알고리즘 같은데
주관적 취향에 대한 기계의 판단 치고는 꽤 신뢰도가 있어 보인다.

현재는 네이버 영화보다 몇배 방대한 영화 별점 DB를 구축했다고 하는데
출판시장도 영화산업만큼 크다면 '리댜Reada' 같은 책(혹은 소설) 추천앱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 본다.
그런 서비스가 출시된다면 1600여 편의 영화 펼점을 일일히 올린 이동진씨처럼
내가 읽은 모든 소설 평점을 기쁜 마음으로 등록할 텐데.


그런 점에서 최근 나온 소설리스트(www.sosullist.com)는 반가운 일이다..
김중혁, 김연수, 이다혜, 그리고 서평가 금정연, 번역가 김현우, 박현주씨, 제작자 준씨 등이 주축이 되어 만든
"소설 리뷰" 싸이트다.
일주일에 한 번 신간 소설들에 대한 짤막한 리뷰와 별점과 함께 금주의 표지, 금주의 밑줄 등등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전혀 돈이 되지 않는 일을 하는 '무용한' 사이트다.

매주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소설들을 모두 읽을 수는 없고
아직 소설리스트에서 보고읽게 된 소설도 한 권 밖에 없지만,
매주 규칙적으로 올라오는 '소설'에 대한 글(금요일의 리스트)을 읽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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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주변의 말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취향이나 생각을 지키면서 사는 일이 쉽지 않은 것 같다는.
그러니 시끄러운 대형 마트에 가지 않는다거나 예능 프로그램을 보지 않는 것만으로도,
반대로 무언가 조금 생산적이지 않아 보이는 일에 열정을 쏟는 것만으로도 급진적일 수 있다는.
자신의 삶의 방식을 지키는 태도 자체가 이제는, 하나의 정치적 선택이 될 수도 있는 것이겠다고 말이다.
예컨대, 모여서 책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한국사회가 암묵적으로 제시하는 일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것인지 모르고, 그렇다면 그 삶은 이미 충분히 급진적인지도 모르겠다.

준@소설리스트 http://sosullist.com/archives/4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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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인 삭제  2014/12/03  
 왓챠앱은 신세계에요. 예상 별점이 크게 벗어나지 않아 엄청 신기해요. 어떤 로직으로 짜여있는지 궁금해요. 로직으로 짠다면 변수가 엄청날것 같은데 말이죠. 감독, 작가, 배우, 장르, 음악, 국가, 등등.
리댜(?)가 나온다면 돈을 주고라도 구독/다운 받을 의향 있습니다. 누군가 내주길 ㅋㅋ
  준수    2014/12/04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찾는 방식, 즉 사용자1이 A,B,C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고 사용자2가 A,B,D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다면, 1에게는 D를 추천하고 2에게는 C를 추천하는 방식이라고 들었어요. 데이터베이스가 많아질수록 더 정확해 지겠죠!
리댜, 비스무리한 (최근엔 알라딘에서 나온 북플) 것은 있느데 영 신통치 않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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