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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수 
  http://www.genijoon.com
  두 가지 글쓰기
혼자 쓰고 혼자 보는 일기장이나
독자가 있으되 홀로 책임(?)지는 개인블로그(홈페이지)의 글과는 달리
나름 공적인 영역에 속하는 글은 대체로 제3자에 의한 교정 및 편집과정을 거치게 된다.

내가 하는 글쓰기 중에서
타인에 의해 '진지하게' 읽히고 수정을 거치게 되는 작업은
   1) 학술지 논문
   2) 여행기 출판
두 가지다.

(연구와 관련되어 쓰게 되는 것은 학회 초록, 과제 제안서, 과제 보고서 등 수없이 많지만 학술지에 투고하는 논문 만큼 철저하게 읽히고 교정되지는 않는다.)

나의 저널 논문은 지도교수님, 학술지 편집자, 리뷰어 등이 검토한 후 수정사항을 제시하고 코멘트해주는 과정을 여러 번 거친다.
콕 찝어 말하기 어렵지만 좀 다르게 쓰면 좋겠다거나
추가실험을 포함한 대대적 논문 수정 요구에서부터 사소한 스펠링 지적까지,
때론 원고가 처참할 만큼 난도질되고 그 결과가 나의 앞날을 좌우할 때도 있지만
나의 부족한 논리력과 어색한 영어문장을 타인에게 속속들이 내보였다는 점이 부끄럽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출판사 편집자께서 꼼꼼히 읽어보고 돌려준 나의 여행기 원고에 남겨진 수많은 메모("~~라는 건 무슨 뜻이죠?" 등)와 교정부호 등을 훑어보면서는 몹시 부끄럽다고 느껴졌다.
스스로가 비루해지거나 자존감이 떨어지게 되는 부끄러움은 아니다.
설명하기 쉽지 않지만,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나만의 공간을  들킨 것 같은 기분,
원치 않는 곳에서 나 혼자만 발가벗겨진 것만 같은 느낌인 것 같다.
혹은 비뇨기과에서 어정쩡한 자세를 취한 채 나의 소중한 곳을 사무적으로 만지작거리는 의사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누군가가 읽고 코멘트해주는 것은 즐거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글이라도 빨간펜을 든 사람이 분석적으로 다루는 일이 유난히  부끄럽다.
상대가 나를 바라봐 주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너무 자세히 들여다 볼 때 모공과 주름을 숨기고 싶은 기분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사족이지만,
논문을 쓰는 나와 여행기를 쓰는 나는 서로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두 사람이 서로 마주치지 않도록 한다.
같은 프로그램을 쓰지 않으며 (여행기는 에버노트로, 논문은 워드로)
같은 장소에서 쓰지 않고 (여행기는 스타벅스, 논문은 학교와 스벅 이외의 카페)
같은 시간에 섞어 쓰지 않는다.




  종훈 삭제  2016/03/03  
 비교→비뇨
신행은 좋더냐 ㅋ 가기전에 함봐야지 ?!
  준수    2016/03/05  
 지적 고맙다! ㅋㅋ
곧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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