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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수 
  http://www.genijoon.com
  라디오 천국 Radio Paradiso 4
지난주 라디오천국 막방,,,
( = 이 글을 끄적이기 시작한 지 한 달은 되었다는 말..)

첫 이별은 아니다.
하지만 10년전 고3시절의 갑작스러웠던 헤어짐보다는 아픔이 덜 한 것 같다.
  
지금처럼 인터넷 뉴스에 세상 모든 소식이 실리던 시절이 아니었으니
DJ를 그만둔다는 얘기도 그때는 미리 알지 못했다.
어젯밤에 집까지 바래다주면서 잘 들어가 웃으며 인사했던 애인으로부터
다음날 날벼락 같은 이별 통보를 받는 기분이랄까.
마음의 준비가 안된 채 마주하는 기습추위도 갑작스러운 폭력도 더 고통스러운 법.
2001년 고3의 한가운데서 끝나버린 <유희열의 FM음악도시> 마지막 방송,
참 못나게도 흐느껴 울던 DJ의 목소리를 들으며 누워 있던 그 때 나의 감정은 "황망함"이었던 것 같다.

반면에 이번 막방은 "준비된 이별"이었다.
시한부 선고로부터 점차 쇠약해져서 결국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걸으며,
밤새 조금씩 사그라드는 장작불을 바라보는 기분이랄까.
물론 마지막 그 순간이 될 때까지, 정말 끝이라는 실감을 하지 못했지만,
마지막 불씨마저 어둠속으로 묻혀버리는 그 순간, 담담할 수 있었다.

거 참,,,
남자가 남자에게 이러는(?) 게 조금 이상하지만,
나에게 드리워진 유희열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결코 부끄럽지 않다.

나는 스스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영향력의 경도(hardness)"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광물에는 경도의 서열이 있어서 경도가 높은 물질에는 흠집을 내기가 어렵듯이,
나는 고집과 에고가 높아서 누군가에게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것 같다 (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나의 가치관이나 태도, 화법이나 취향 등 나의 아이덴티티는 좀처럼 타인에 의해 바뀌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보면 유희열은 부모님을 제외하고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3명 중 한명이다.
(나머지 2명은 가장 친한 친구와 밝히기 곤란한 또 한 사람)

사춘기와 20대를 관통하는 내 감성의 원천이면서,
사람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유머와 화법 (나에게 그런 비슷한 것이 있다면) 의 스승.


주변 사람들을 나와 가까운 쪽, 상대적으로 먼 쪽으로 나눌 수 있는 질문을 생각할 수 있다.
"유재석, 강호동 중에 누가 더 좋아?" 라는 질문으로
5천만 한국인 중 나와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사람을 절반 정도로 솎아낼(?) 수 있고,
"라디오스타와 무릎팍 중에서 어느 게 더 좋아요?"로
나와 비슷한 웃음코드를 가지는 사람을 1/4  정도의 경쟁률로 나눠볼 수 있다면,
"유희열 라디오 들으세요?" 라는 질문은
사교성 부족한 나와 친해질 수 있는 사람을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선발할 수 있는 물음이다.

그 음악코드와 유머코드에 공감할 수 있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중학교 지리부도를 아직 책장에 보관하고 있는 사람 만큼이나(어쩌면 보다 더)  쉽게 친해질 수 있다.
(물론 친해질 수 있는 충분조건이지 필요조건은 절대 아니다)

유희열 라디오 청취자 사이의 그  화톳불 같은 소속감과 연대감,
다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을, 고상함과 천박함을 넘나드는 그 화법과 유머.
아무리 같은 노래를 틀고 같은 게스트가 나온다고 해도
대한민국 누구도 DJ유희열을 대신할 수 없을 것 같다.


라디오천국 마지막 방송의 마지막 순간,
"젊음의 페이지는 여기서 덮을게요. 다음에는 다른 책을 들고 올게요. 그때까지 변하지 말아요"라는 마지막 멘트가 계속 맴돈다.
십년전 음악도시나 올댓뮤직 막방땐 그런 생각 안했었는데,
지금 듣는 이 멘트에 가슴 한켠이 시큰해지는 것은 분명 다음에 유희열이 다시 DJ할 때쯤엔 나도 많이 변해있을 것 같다는 걱정이 들어서일  것이다.

분명 다시 DJ로 돌아오리라는 것은 잘 아는데,
언젠지 알 수 없는 그 몇년 후 라디오를 들으면서 나는 지금의 나와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라는 염려, 혹은 기우, 어쩌면 오바액션, 어쩌면 서른 한달 전의 감정과다.

나는 아직 어른이 안 된 것 같은데 말이다...


어쨌거나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정말 말을 잘하지만,
가장 훌륭한 "들어주는 사람"이었던 DJ유희열,,,
나의 유일한 "롤모델"
사..사..........좋아합니다.



  김혜인 삭제  2011/12/08  
 신해철 막방을 들으며(중3때였던가..) 신해철 담 DJ로 유'열'이 온다 그래서 그 어린 나이에 MBC도 갈때까지 갔구나.. 했다가 그 사람이 유'희열'이고 그의 목소리와 개그와 감성이 마음에 들었죠. 잠 안오는 밤에 아이폰으로 켜놓고 혼자 낄낄대다가 타이머 맞춰 놓고 잠든다던가.. 이런거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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