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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삿포로 찬양
분류: 삿포로
이름: 준수 * http://www.genijoon.com


등록일: 2017-03-12 08:09
조회수: 1035 / 추천수: 89


 

 

 

 

 

 

 

 

15 여년 나의 여행 역사에서
출장 등을 제외하고 순전히 나의 의지로 목적지를 정한 여행지 가운데 세 번 찾은 곳이 삿포로가 유일하다.

 

 

 

 

 

 

 

평소 생활에서는 웬만해서는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지 않으며 '별일없이 살기'를 새해목표로 삼는 내가
유독 진취적인 면모를 보이는 분야가 먹는 것과 여행하는 것이다.

세상에 있는 모든 음식을 먹어보고 싶은 바람으로 먹어본 적 없는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고
식당에서 아무리 맛있는 메뉴를 알고 있더라도 안 먹어본 메뉴를 먹어보고 싶어하는 편이다.

 

그래서 꽤 두터운 여행 역사에 비해 두 번 여행한 곳도 오사카-교토, 방콕 밖에 없다.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를 끝도 없이 꼽을 수 있지만
어딘가로 떠날까 결정 앞에서는 그래도 가본 적 없는 낯선 장소가 더 가산점을 받는 것 같다.

 

 

 

 

 

 

 

 

 

 

 

 

 

그런 불리함(?)을 뚫고서 여행지로 재선정되는 곳은 그만큼 대단한 곳이기도 하다.
(물론 일본은 다른 여행지에 비해 시간적 경제적으로 부담이 적어서 여행지 경쟁에서 유리함이 있다)

 

얼어붙은 서울을 떠나 몇시간 만에 도착한 방콕의 낙원같은 열기와 느슨한 분위기도 좋지만
굳이 한겨울에 서울 만큼(혹은 더) 추운 설국을 제 발로 찾는 것은 삿포로만의 매력이 크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전 여행기에서도 얘기했듯이) 눈이다.
매일 새로운 눈으로 덧입혀지는 겨울 삿포로의 흰 세상은 차갑기보다 따뜻하다.
사람, 나무, 아스팔트, 건물, 자동차 가리지 않고 세상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눈은 마치 몇시간 공 들인 메이크업 같다.
모난 것, 못난 것, 둥근 것, 예쁜 것 무엇이든 공평하게 감추어진 겨울 삿포로의 풍경은 뽀얗고 반짝인다.
눈이 냉기를 가리고 소리마저 감추는 것 같은 설국에는 기온과 적설량으로 표현되지 않는 따뜻함이 있다.

 

 

 

 

 

 

 

 

 

 

 

 

 

 

 

 

 

 

 

그 다음 (혹은 더 중요한 것)은 삿포로의 음식이다.
몇년째 지속되는 엔저 덕분에 일본 여행의 가성비가 (주관적으로) 세계 최고라 할 정도로 높아진 가운데
그 중에서도 가장 가격 대비 품질이 높은 부분이 음식일 것이다.

 

게다가 도쿄보다 꽤 낮은 물가와 겨울에 가장 맛이 좋은 훗카이도산 해산물이 어우러지는 겨울 식도락은
특히 나처럼 고기보다 해산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거절하기 어려운 메리트일 것이다.

 

 

 

 

 

 

 

 

 

 

 

 

 

 

 

 

 

 

 

세번째는 눈 내리는 노천온천.
몸은 따뜻하고 머리는 시원한 눈 내리는 노천온천의 이상적 온기 분포는  
따뜻한 몸에 시원한 맥주를 쏟아붓는 태국의 노점과 비슷하면서 상반되는 이유로 낙원이다.

 

 

 

 

 

 

 

 

 

 

예전부터 산으로 둘러쌓인 호젓함 속에서 즐기는 '눈 오는 노천온천'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일본에는 흔할 것 같기도 하지만 의외로 그리 쉬운 조건이 아니다.
일단 겨울에는 거의 매일 눈을 볼 수 있는 지역에 있어야 하고
붐비는 온천 리조트가 아니라 외딴 산 속에 있어야 하는 등
접근성, 가격, 장소면에서 큰 제한이 있다.

 

 

 

 

 

 

 

(산 속에 있는 허름한 호헤이쿄 온천 외관!)

 

 

 

(호헤이쿄 온천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

 

 

그러다가 우연히 알게 된 삿포로 근교의 온천이었는데 내가 원하던 바를 100% 만족시켰다.
외국인은 찾기 어렵고 현지인만 가는 조그만한 온천이었지만
완벽하게 '눈이 오는 산 속의 노천온천'이었다. 가격도 달랑 만원.

 

이제 일본의 다른 온천은 더 이상 가보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시 찾는 여행지는 처음 찾는 여행지와는 전혀 다른 즐거움이 있다.
두리번거리지 않고 능숙하게 골목을 찾거나 버스를 타면서 으쓱한 기분이 들고,
확실한 즐거움을 찾는 방법을 숙지하고 있는 장소들이 있는 곳이다.

 

 

 

 

 

 

 

 

평생 몇 번이고 돌려 보고 싶은 영화, 읽을 때마다 매 문장 새롭게 느껴지는 소설책처럼 매년이라도 찾고 싶은 그런 여행지가 한두 군데 정도 있다는 것은 든든한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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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율겔루
무라카미하루키'댄스댄스댄스', 이와이슌지'러브레터', 준수님'삿포로찬양'
이것으로 홋카이도에 가야할 이유는 모두 모았으니 이제 돈만 모으면 되겠군요.
좋은 게시물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03-16
08:46:15

[삭제]
준수
안녕하세요. 댄스댄스댄스와 러브레터는 홋카이도의 대표 이미지인데 거기에 동급으로 끼워주셔서 감사합니다.ㅋㅋ
러브레터에 나오는 동네는 오타루에서 주로 찍었고, '오겡끼데스까' 장소는 홋카이도가 아니라 아오모리였나 나가노였나.. 에서 찍었다고 하더라고요.
요즘에 취항하는 항공사도 많아져서 항공료도 많이 싸진 것 같더라고요.!
2017-03-17
06: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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