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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눈 풍경 속 2가지 귀요미는 "눈케익"과 노면전차다.
계획도시인 삿포로는 눈을 대비하여 애초에 도로를 넓게 만들었다고 한다.
염화칼슘으로 녹이거나 어딘가로 멀리 치우기에는 어림도 없을 만한 적설량이기 때문에
도로에 쌓인 눈을 가장자리 인도 쪽으로 밀어서 쌓아둔다.
그러면 차도와 인도 사이에는 눈으로 된 "성벽"이 생기는데
이를 雪のケ?キ(눈 케이크)라고 부른다고 한다.
한겨울 눈케이크가 가장 높을 때는 사람 키보다도 높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보행자의 시야가 가려져서 위험할 수도 있다고.
내가 갔을 때는 겨울 막바지라서 케이크 높이가 1미터 이하였지만
인도를 걸으면 눈과 얼음으로 지은 집의 복도를 걷는 것 같은 고즈넉함이 있어서 좋았다.
큰 건물이나 주요 장소에는 "로드히팅"이 설치되어 있다.
즉 도로 아래에 난방시설을 설치해서 도로 위의 눈을 녹일 수 있다.
삿포로 시내에는 시덴(시전)이라 불리는 노면전차가 다닌다.
원래 여러 노선이 있었지만 자동차 보급으로 수요가 점차 줄어들어서 전면철거 위기에 놓였지만
삿포로 시민들의 반대로 니시4초메-스스키노를 잇는 한 노선만은 살아남았다고 한다.
그만큼 삿포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삿포로의 중요한 마스코트 중 하나다.
대도시 빌딩 숲을 헤치며 달리는 낡은 전차의 모습도 개성있지만
노면전차의 매력이 극대화되는 것은 역시나 하얀 겨울 속인 것 같다.
특히 함박눈이 내려서 일반 차량의 행렬이 뚝 끊겼을 때,
눈에 덮힌 하얀 건물과 텅빈 하얀 도로 사이를 홀로 미끌어지듯 나아가는
노면전차의 모습은 삿포로 겨울 풍경의 하이라이트다.
"훗카이도", "삿포로" 하면 북쪽 변방 느낌, 왠지 한적한 느낌이 들지만
삿포로시의 인구는 무려 200만여명.
일본에서 도쿄, 요코하마, 오사카, 나고야에 이어 인구순위 5위에 드는 대도시다.
교토보다 고베보다 히로시마보다 인구가 많다.
겨우내내 "눈이 눈을 덮을 수" 있는 인구 200만 대도시가 지구상에 또 있을까?
일본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시계탑 건물
인구에 비해 도시의 역사는 매우 짧다.
홋카이도는 원래 아이누족이라 불리는 북방계 원주민들의 땅이었지만
메이지 정부가 1868년 홋카이도의 "본토화"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그리고 삿포로는 홋카이도 본토화의 중심도시로서
철저히 계획적으로 건설되고 본토인을 이주시킨 개척도시다.
도쿄에서 거리도 멀다 보니
우리나라의 함경도나 제주도처럼 방언이 심할 것 같지만,
불과 150여년 전부터 본토인들이 대거 이주해 왔기 때문에
사투리는 거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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