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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누키 우동 ③: 순례의 의미
분류: 사누키
이름: 준수 * http://www.genijoon.com


등록일: 2016-08-29 08:51
조회수: 1803 / 추천수: 110


제목 없음

 

 

 

 

시코쿠 여행 첫날에 우동 다섯그릇을 먹은 후
두번째 우동순례는 이틀 후 시코쿠 서쪽편에 있는 마츠야마에 다녀오는 길에 시작되었다.

 

 

 

 

 

 

 

마츠야마에서 다카마쓰로 돌아오는 도중 사카이데라는 곳에 잠시 들렀다.

 

첫번째 가게는 하루에 무려 한시간만 영업하는 "히노데( 日の出)  제면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원래는 우동면을 만들어 파는 가게지만
점심시간 (11:30~12:30)에만 식사 손님을 받고 있다.

 

 

 

 

 

 

 

 

 

그래서 가게 내부가 협소해서 대기시간과 합석은 기본이다.
여덟명 정도가 다닥다닥 붙어 앉는 테이블 중앙에는 "셀프 서비스" 우동 재료들이 놓여 있다.

우동면의 양과 차갑게/따뜻하게만 서택하면 접시에 예쁘게 또아리를 뜬 우동면만 덜렁 나오고
식탁에 놓은 텐가츠(튀김 부스러기?), 삶은 계란 (60엔), 대파 (위생을 위해 뿌리 부분은 랩이 쌓여져 있다), 다진 생강,

그리고 붓카케 우동 다시/ 혹은 따뜻한 카케우동 다시를 알아서 따라 먹으면 된다.

 

 

 

 

 

 

 

 

제면소에서 만들어 파는 우동이 손에 꼽힐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로
사누키 우동에서 면발이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는 것 같다.

바게트 빵만 파는 작은 빵집에서 만들어 놓은 빵에다 "대충 아무거나" 속을 채워서 파는 샌드위치가
지역 최고의 샌드위치가 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일까.

 

기대했던 것만큼 해가 솟아 오르는 것처럼 (히노데=日出) 힘찬 면발이었다.
이 날도 앞으로 먹을 우동들을 생각하면 자제해야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아쉬웠다.

 

 

 

 

 

 

 

 

 

 

 

 

다카마쓰로 돌아온 후에는 시내에 있는 우동가게들을 돌기 위해 자전거를 빌렸다.

오늘 두번째 우동집은 "치쿠세이"

장식 없이 딱 필요한 것만 있는 심플한 실내 인테리어가 딱 일본스럽다.
이 가게도 역시 대/중/소 자기가 원하는 양의 우동 사리와 튀김 등 고명만 받아온다.

 

 

 

 

 

 

 

 

 

 

 

 

 

 

 

그리고 따뜻한 우동을 먹을 사람은 면을 10초 동안 데친 후 국물을 담으면 되고
차가운 우동을 원하면 받아온 그대로 붓카케 다시만 붓고 고명을 뿌리면 완성.

 

 

 

 

 

 

반숙 계란튀김을 추가한 붓카케 우동 (350엔!).

치쿠세이의 우동은 탄성을 가진 탄탄한 면발도 훌륭했지만 면발을 적시는 츠유의 맛이 인상적이었다.

 

 

 

 

 

 

 

 

 

 

 

 

세번째 우동은 역시 다카마쓰 시내에 있는 사카에다 (さか枝) 우동

여기서는 카마타마 우동을 먹어보았다.

 

 

 

 

 

 

 

 

 

 

 

카마타마 (釜玉) 우동은 뜨거운 면에다가 날계란을 깨 넣고 간장소스를 자작하게 뿌린 후에 비벼 먹는 우동이다
면발의 온기에 살짝 익는 계란이 면을 코팅하는 것이 매력포인트.

 

 

 

 

 

 

사카에다의 면발은 사누키에서 먹은 우동 중에 면발이 가장 두꺼웠고 밀가루 향이 제일 강하게 풍겼다.
묵직함 마저 느껴지는 사각형의 우동면은 외모와는 달리 부드럽게 씹히면서도 적당한 반항을 하는 기분 좋은 면발이었다.

간장 소스를 너무 많이 부어주어서 계란 맛이 희석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었는데
다 의도된 것인지 정말 좋은 계란을 쓰는 것인지 쓸데 없는 걱정이었다.

 

 

 

 

 

 

 

 

 

 

다음 순서는 리쓰린 공원 근처에 있는 우에하라 혼텐(上原本店)
다양함을 위해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우동 형태인 따뜻한 면 + 따뜻한 국물 조합의 카케 우동을 먹어보았다.

 

 

 

 

 

 

 

 

 

 

 

면을 받으면 끓는 물에 면을 5초 동안 덯어서 데우고 우동 국물을 부으면 완성.
국물 색깔이 우동국물보다 잔치국수 국물에 가까울 정도로 색이 연했고  맛도 그리 진하지 않았지만
가츠오의 향이 매우 진하게 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우동순례의 마무리로 역시 리쓰린 공원 근처의 "마코토 우동"이라는 곳에 갔다.
알아본 바와 달리 셀프서비스식 우동 전문점이 아니기도 하고
다섯번째 씹는 탱탱한 면발에 턱이 지칠 때 쯤이기도 해서 사진도 찍어놓지 않았다.

 

 

 

 

 

 

 

여기 소개된 집 이외에도 그냥 숙소 근처에 있던 가게, 지나가다 아침 먹으러 들어간 가게 등에 들러서 우동을 먹었고
총 11개의 우동가게에서 총 14그릇의 우동을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

 

 

 

 

 

 

내 인생에서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한 가지 음식을 집중적, 대량으로 먹은 일이 있을까 싶을 만큼 우동 가게들을 찾아다니며 우동을 먹고 또 먹었다.

하루에 다섯그릇의 우동을 먹는다는 것에 물리거나 지나친 미식행위가 오히려 어리석은 의무가 되거나 하는 일은 없었고,
오히려 배가 불러 더 먹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만큼 맛있었다.

 

 

아무리 유명해지더라도 변하지 않고  해오던 대로 하루하루최선을 다해 묵묵히 반죽을 치대고 국물을 내는 가게들,
아무리 많은 손님이 찾아와 긴 줄을 서든 개의치 않고 주인이 모든 과정을 직접 관리할 수 없을 만큼 규모를 키우거나 프랜차이즈를 내지 않고 수십년째 변함없는 맛과 모습을 유지하는 사람들,
(여행기를 통해 여러 번 찬양(?)했지만) 일본 특유의 근성과 장인정신이 발휘되는 훌륭하고 부러운 면모인 것 같다.

 

앞으로 언제 어디서든 "우동" 한그릇을 먹을 때마다
2015년 무더운 여름에 우동집을 찾아다니던 이 때를 떠올릴 것 같다.

 

혀와 치아와 입 안의 피부를 통해 느낀 우동 면의 말초적 쾌감과 함께
우동에 대한 훌륭한 기억과 경험을 수집했다는 것,
그리고 내 "인생사전"의 "우동" 항목이 제법 전문적인 서술들과 수많은 예문들로 엄청 묵직해졌다는 것,

"사누키 우동 순례"의 의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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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우동 순례기 3편은 일부러 제목을 비워두신건가요? ^^
우동가게들의 고집만큼이나 신념있는 순례 행보 같아요.
사무실에서 뜬금없이 오는 11월말에 기타큐슈에 짧게 출장 갔다오라고 지시를 받고 나니
'아, 우동 순례기로부터 느낀 단상, 오키나와 여행에 대한 로망, 하루키 에세이를 다 읽은 든든함이 묘한 기운을 움직여서 엉뚱하게 일본 출장 건이 나에게 꽂히는 건가?'란 얼토당토하지 않은 해제를 하고 있답니다. 기타큐슈에 식도락 검색은 하고 떠나야 겠어요 ^^
2016-08-29
13:39:32
준수
제목은 마땅한 게 생각나지 않아서 비우뒀다가 뒤늦게 달았습니다.ㅋㅋ
키타큐슈는 저도 가보지 않았지만 큐슈의 맛난 것들은 다 있겠죠?
감사합니다~
2016-08-29
22:44:16
토끼궁둥이
여행기를 보다가 보니...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준수님 일본어도 잘하시나봐요. 일본어를 못하면 저렇게 셀프로 먹기가 힘들 것 같거든요.
2016-09-02
10:53:28
준수
아 잘 하는 건 아니고 기본적인 의사소통 겨우 하는 정도입니다ㅋㅋ
그런데 저런 셀프식 가게에서도 일본어는 거의 필요 없고요, 우동 관련 어휘 몇 개만 (대/중/소, 사리 1개-2개..., 냉/온) 정도만 아셔도 전혀 문제 없습니다! 물론 엉터리 영어로 말해도 다 통할겁니다.ㅋㅋ
2016-09-02
22:20:46
에스뗄
저도 치쿠세이에서는 차가운 우동에 쯔유를 부어먹고 반숙계란과 어묵을 먹고 우에하라 혼텐에서는 따뜻한 국물 우동 먹었는데..
먹고나서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생각했었죠.ㅎ
근대 준수님 글 읽으니 정말 잘했었구나 싶어요. 전 준수님처럼 미식가는 아니지만 저도 똑같이 느꼈었거든요. 하하
전 우동대신 린쯔린 공원에서 산책했는데 그 공원도 넘 예뻐요.
시내에 있는 곳들도 많이 못가서 아쉽네요.
하지만 내년에 저 제주도의 수우동 갈거에요.ㅋ
참! 준수님이 묵으셨던 집은 민박은 안하나요?
저도 협재해변이 좋아서 그쪽에서 머물고 싶은데..
2016-09-12
01:29:31

[삭제]
준수
안녕하세요
오호 같은 곳에 다녀오셨다니 반갑습니다.
저도 우동을 먹고 리쓰린 공원 갔었는데 공원도 예쁘고 좋았는데 우동 소화에도 좋더라구요ㅋㅋ
제가 묵었던 곳은 에어비앤비에서 찾은 "알로하민박"이라는 곳이었어요. 제가 쓸 무렵엔 원래 장기렌트를 주로 하는 것 같았는데 요즘엔 뭔가 단기 게스트하우스 비슷하게 바뀐 것 같아 보였는데 한 번 확인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위치나 집시설이나 아주 좋았거든요.
2016-09-12
06: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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