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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과 여행사이
분류: 아를
이름: 준수 * http://www.genijoon.com


등록일: 2016-06-06 09:31
조회수: 971


제목 없음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의 배경이 된 론강과 아를시내

 

 

 

 

 

 

 

 

대학원을 6.5년 간 다니면서 외국으로 학회를 다녀올 기회가 몇 번 있었다.

 

'해외여행'이긴 하지만 휴가가 아니라 학회 참석 및 발표가 목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이른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학회장에 머물게 될 뿐 아니라
교수님(때로는 교수님'들')과 함께 다니며 동선이 자유롭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항의 분위기와 국제선 비행기는 언제나 묘한 설렘을 주고
운 좋으면 (능력껏) 학회 일정 앞뒤로 하루이틀 정도 붙일 수 있는 자유시간,
그리고 익숙한 연구실 사람들과 낯선 이국의 장소에서 함께 하는 새로운 즐거움 덕분에
해외 학회는 단조로운 연구실 생활에서 가장 기대되는 연중행사 중의 하나였다.

 

 

 

 

 

 

 

 

 

 

 

 

 

학회를 비롯한 공적인 출장과 개인적으로 놀러가는 여행은
체류의 목적, 시간의 분배나 마음가짐 등에서부터 근본적으로 큰 차이가 있지만,
'여행'의 항로를 결정하는 형식상의 가장 큰 차이점은
"목적지를 누가 정하느냐"일 것이다.
(물론 돈이 어디서 나오느냐가 먼저일 수도)

 

나의 위시리스트는 커녕 후보에도 올라본 적 없던 장소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다.
'랜덤채팅'이나 마치 제비뽑기결과를 즐기는 것처럼
나와 아무련 관련이 없는 것 같았던 도시를 아무 기대 없이 걸어보는 것이 해외학회의 또 다른 재미인 것 같다.

 

 

 

 

 

 

 

 

 

학회 장소는 대체로 학회일 1~2년 전에 발표가 되고 논문 접수는 수개월 전에 마감된다.
제출한 논문이 통과되고 교수님으로부터 출장 승인를 받고 나면
교수님 마음이 바뀌기 전에 재빠르게 비행기표를 산다.

 

그 후로 (혹은 그 이전부터 은밀히 학회 참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서)
길게는 몇 달 짧게는 몇 주 동안
지금껏 한번도 내가 가게 될 것이라 생각한 적 없던 곳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다..

 

 

 

 

 

 

 

 

 

구글맵에서 학회장의 위치를 파악하고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교통편을 알아본다.
학회장 주변에 맛있는 식당이 있는지 훑어보고
중간에 시간이 빌 때 잠시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찾아본다.

 

아무리 열심히 이것저것 찾아 놓아도
시간적 여유가 적고 신체적(?) 자유가 제한된 탓에
실제로 이루어지지는 못하고 대체로 모니터상의 가상현실에 그치게 된다는 점은
개인적 여행을 위한 조사와는 다르지만 말이다.

 

 

 

 

 

 

 

 

가고 싶던 곳을 마침 학회로 다녀오게 되는 일은 극히 적겠지만
학회 덕분에 잘 몰랐던 곳, 혹은 알고는 있었지만 별 감흥이 없던 곳을 좋아하게 될 가능성은 조금 더 높다.
기대가 없는 탓이든,
어쨌거나 다행스러운 점이다.

 

 

 

 

 

 

 

 

 

 

 

 

 

 

 

 

 

 

 

마르세유, 액상프로방스, 아비뇽, 아를 등 명성 높은 프로방스의 도시들과 이웃해 있지만
여행자들의 관심에서는 한 발 떨어져 있는 몽펠리에도 학회장소가 아니었다면 갈 마음이 들지 않았을 것이다.

 

 

학위과정 동안 해외 학회 참석을 위한 목적지는 주로 미국이었고 일본, 중국, 프랑스가 각각 한 번씩이었다.
교수님 없이 학생들끼리만 다녀온 학회에서부터 (=기적과도 같은 축복이다)
나 혼자서 여러 교수님들과 함께한 학회까지 '여행단'의 다채로운 멤버 구성 만큼이나
몸과 마음의 자유도 및 즐거움의 스펙트럼도 넓었다.

 

그 중 유일하게 일행 없이 혼자서 유유히 다녀온 해외학회가 다른 곳 아닌 봄의 남프랑스였다는 점은 커다란 행운이었다.

 

 

 

 

 

 

 

 

 

 

 

 

 

잠시 들렀던 프로방스의 작은 마을 "아를 (Arles, '아흘')"

반고흐가 머물며 수백점의 작품을 남긴 마을로 유명해서
그가 남긴 그림 속의 배경들을 찾아가는 재미로 인기 높은 곳.

 

고흐는 아를로 이주하면서
"사람들은 그곳에서 붉은색과 초록색, 푸른색과 오렌지색, 짙은 노랑색과 보라색의 아름다운 대조를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야."
라고 편지에 적었었다고 한다.

 

 

 

 

 

 

"밤의 카페 테라스"의 배경이 된 카페가 여전히 영업중

 

 

<정신병원의 정원>의 배경이 된 정신병원은 그림속 모습 그대로지만
지금 문화센터로 사용되고 있다.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은  굽은 강 너머로 아를 시내가 바라도 보이는 마을 초입에 있다.
구도를 보면 딱 그림속 장소지만 고흐 특유의 질감 없이는 많이 심심한 풍경이다.

 

 

 

 

 

 

 

속의 트러스교는 평범한 다리로 바뀌었지만 계단만큼은 그대로

 

 

 

 

 

 

 

 

지금은 작은 도시지만
로마시대부터 번성했던 도시로서 시내 한복판에 로마 원형 경기장이 잘 보존되어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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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학회 참가와는 조금 성격이 다르겠지만, 저도 각종 전시회/박람회 에 참가하며 업체들 인솔을 요 몇 년 계속 하고 있어요. 남프랑스를 시선과 속박으로부터 자유롭게 일로 다녀오신 것은 분명 행운이네요 ^^ 저는 두바이 를 제외하곤 모두 중국, 일본인데, 지난주에 중국 위해에 다녀올 때는 그나마 이전에 품었던 뚜벅이의 열정도 완전연소되어, 호텔에서 햄버거 사다놓고 유로2016 축구 재방송만 CCTV5에서 계속 봤다죠 ^^
어디로 떠나느냐의 선택권은 나에게 없지만, 일정 사이 사이 토막의 자유가 일과 여행의 간극에서 내가 취하는 행복이거늘..... 준수님처럼 마치 여행을 위해 떠나면서 학회를 잠시 참관한 듯한 이야기를 나도 품을 순 없는가 자문합니다 ^^
2016-06-27
10:19:42
준수
저도 혼자 가는 것은 처음이라, 그리고 장소가 좋아서 최선을 다해 돌아다녔던 것 같아요.
이런 행운 없이 특별히 흥이 없는 (예를 들자면 웨이하이 같은 곳?ㅋㅋ) 곳에서는 저도 이제 큰 자신이 없습니다ㅋㅋ
그나저나 미국에서는 유로 보기가 어렵네요.
한국 포탈싸이트에서는 외국이라고 시청이 안되고 , 이곳에는 공짜 중계가 흔치 않은 듯!
2016-06-28
12:36:00
토끼궁둥이
첫번째 사진보고 구도가 똑같아서 정말 놀랐는데, 남프랑스에 가면 저렇게 고흐 그림의 배경이 된 장소만 골라봐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지난번에 못간 남프랑스 꼭 가봐야겠어요
2016-09-02
10:35:52
준수
고흐 그림을 따라다니는 여행코스도 인기가 있는 것 같았어요. 저도 꼭 다시 가고 싶은 곳입니다!
2016-09-02
22: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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