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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노천카페 애호가
분류: 몽펠리에
이름: 준수 * http://www.genijoon.com


등록일: 2016-04-03 08:38
조회수: 1154


제목 없음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서
이동하기 위한 통로였던 '도로'를 걷고 싶은 '거리'로 바꾸려는 노력을 점차 많이 들이고 있고
그만큼 길가에 테이블을 놓고 즐기는 문화가 눈에 띄게 흔해지고 있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지만
프랑스의 거리를 걷다 보면 과연 이 사람들은 '노천카페 덕후' 혹은 '노천카페 성애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만큼 프랑스 사람들의 노천 카페 사랑은 유별난 것 같다.

 

 

 

 

 

 

 

 

 

 

 

 

 

 

 

1.

널찍한 시내 중심 광장은 물론,
비좁은 골목길 자그만 가게 앞이라도 엉덩이 하나 붙일 의자 하나 놓을 공간만 있으면 야외 좌석이 준비되어 있다.
충분한 실내 공간을 가진 맥도날드같은 패스트푸드점도 가진 자원을 총동원해서 실외좌석을 최대한 마련해 놓는 모습.

 

좁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작은 의자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서
귀여운 에스프레소 잔을 앞에 두고 몇시간씩 수다를 떨다가 가는 사람들.

 

 

 

 

 

 

 

 

 

 

 

 

 

 

2.

식사 시간이 아닌 노천카페에는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사람이 제일 많지만
콜라 한 병 먹고 가기도 하고 (콜라나 맥주나 와인이나 가격이 비슷하다)
(프랑스답게) 페리에 한병을 얼음잔에 따라 마시기도 한다.

 

곱게 차려입고 혼자 오셔서 햇빛 쬐며 낱말퀴즈 풀고 계시는 할머니,
두세명씩 몰려와서 콜라 한잔씩 시키고서 재잘재잘 떠들다 가는 여학생들,
매일 이 시간 이 자리에 앉아 있을 듯 한량같아 보이는 보이는 동네 아저씨들,
양복 입고서 바쁘게 서류를 검토하는 직장인 등
참 다양한 연령,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한 공간을 채우고 있다.

 

 

 

 

 

 

세대간 공유되는 문화가 적고 공간에 따라 사용자의 연령대가 구별되는 경향이 있는 우리나라에 필요한
'화합의 공간'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 부러웠다.

 

세대별로 즐기는 문화가 판이하게 달라서
교집합과 교류가 없고 불신마저 존재하는 우리나라에 이런 공간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누구든 지나가다 잠시 앉아서 커피 한잔, 맥주 한잔 마실 수 있는 곳.

 

 

 

 

 

 

 

 

 

 

 

 

 

 

 

3.

우리나라 카페의 홀로손님에겐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이 주요 아이템이지만
프랑스 카페에서는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사람이 그리 흔치 않았다.
멍하게 앉아서 사람구경하는 것이 노천 카페 손님들의 주요 활동.

 

 

 

 

 

 

 

 

 

 

 

 

 

 

 

 

 

4

수도 파리와는 물가차이가 꽤 난다고는 하지만
프랑스 남부의 노천카페 가격은 참으로 아름답다. (요즘 유로화가 저렴한 덕분도 있고)

 

몽펠리에 시내 중앙 광장의 카페 가격이
에스프레소 1.5유로, 맥주 3~4유로, 와인 한 잔 3유로 정도.
와인을 한잔(14cc), 1/3병, 1/2병 등 다양한 들이로 파는 것도 마음에 드는 점.

 

 

 

 

 

 

 

 

 

 

 

 

 

 

 

 

 

 

 

5.

14년 전,
첫 배낭여행으로 유럽을 여행할 때는 잼 바른 바게뜨빵으로 대부분의 끼니를 해결했고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도 많아서 카페에 앉아 있을 여유도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이번에는 14년 간 성장(?)한 경제적, 심리적 여유(?) 덕분에
매일 같이 제일 좋은 시간대에 노천카페에 앉아 맥주 한잔, 커피 한 잔 마실 여유가 생겨서 다행이다.
하루 한두시간씩 멍하게 앉아서 사람 구경하는 일이 다시 찾은 유럽 여행의 하루하루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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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유현준씨는 저서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걷고 싶은 거리' 되기 위해서는 노천카페의 존재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예를 들어 테헤란로는 성공적인 거리지만 걷고 싶은 거리는 아니다.
그에 비해 가로수길, 홍대 등은 보행자들이 재미와 편안함을 느끼는 곳이다.
이러한 차이를 '이벤트 빈도'와 '공간 속도'라는 개념을 이용해서 정량적으로 비교하는 저자의 접근이 흥미로웠다.

 

 

 

 

 

 

 

 

걷고 싶은 거리는 대체로
한 블럭의 크기가 너무 멀지 않고 다채로운 가게들의 쇼윈도와 출입문이 이어져 있어서
보행자에게 "휴먼 스케일"의 체험(='이벤트')을 다양하게 제공한다.

 

그와 함께 사람과 자동차들 등 거리를 구성하는 요소들의 속도로 정량화되는 '공간의 속도'가
사람의 보행속도와 비슷할수록 걷고 싶은 거리가 된다고 하였다.

 

 

 

 

 

 

 

 

 

 

테헤란로는 인도가 널찍해서 걷기 편하긴 하지만
블럭 간 거리가 멀고 가게가 별로 없어서 '이벤트 빈도'가 낮은 탓에 보행자들이 단조로움을 느낄 수 밖에 없고
광활한 도로를 씽싱 달리는 차량들 탓에 '공간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똑같은 거리라도 '공간의 속도'를 크게 줄여주는 것이 바로
가게 앞 데크나 노천카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다.
왕복 10차선인 상젤리제 거리는 인도를 점유한 노천카페 덕분에 보행자들이 즐지만
똑같은 너비의 세종로는 속도를 줄여줄 노천카페는 물론 커다란 가게가 별로 없는 탓에 사람도 걸어다니지 않는다.

 

 

 

 

 

 

 

 

 

 

 

 

 

 

비단 우리나라의 대표 광장이라 할 광화문 광장 뿐 아니라
대부분의 광장들은 압도적인 공간과 기념물로 상징성을 가지는 것을 주목적으로 지어진 탓에
공간은 넓지만 막상 그 속의 사람은 별로 할 일이 없는 장소가 되었다는 이야기.

 

우리나라에도 광장(廣場)이라 불리는 장소는 많지만
대부분 넓기만(廣) 하고 어울리고 머물만한 마당(場)은 되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걷기 즐거운 거리가 되기 위한 노천카페의 역할을 실감한 또 다른 곳은 미국 텍사스의 샌안토니오였다.
샌안토니오 제일의 혹은 유일한 관광지는 '리버워크 (river walk)'인데
치수를 위해 정비된 사각형 형태의 수로 주변에 녹지와 식당이 밀집되어 있다.

 

 

 

 

 

 

 

 

 

특히 서울의 청계천 복원사업 때 모델이 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리버워크를 처음 본 순간 '청계천에 온 것 같네', 라는 착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런 생각은 오래 가지 않았다.
여러모로 청계천보다 훨씬 낫기 때문이다.

 

 

 

 

 

한강에서 퍼온 물을 흘려주는 청계천과 달리 리버워크는 '진짜 하천'이라서 관광보트가 다닐 정도의 수량은 된다는 점이 좋다.
가장 좋은 점은 주변도로에서 차단된 청계천과 달리
리버워크는 물길에서 인접한 건물의 출입구가 곧바로 이어지고 물길 바로 옆으로 노천카페와 식당들이 줄지어 있어서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청계천의 주변 구조상 실현하기 쉽지 않은 구조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프랑스보다 텍사스보다 추운 것도 노천카페 문화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프랑스는 겨울에도 텐트를 치고 난로를 틀어서라도 노천카페를 유지하는 것 같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우리의 노천카페 문화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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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회사 동료들과 식사를 하러 가도, 주문을 하고 나면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리는 우리네 모습을 봅니다.
90년대 후반 홍대, 잠실, 황학동 등등 포장마차 있는 골목들에서 없는 돈 쪼개쓰며 친구와 왁자지껄 얘기해도 지붕없는 포차의 검은 밤하늘이 깊어 답답한 느낌이 없었는데, 요즘은 어디 가야 그렇게 수다도 떨고 사람 구경도 할 수 있나 싶네요.
누구보다 제 아내가 좋아하는 골목 풍경이네요. 왜 아내가 남프랑스 타령을 이리도 하시는지 알 것도 같습니다 ^^
2016-04-04
14:15:04
준수
저도 (예전에 어느 글에서 얘기했지만) '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폰 꺼내지 않기 운동'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하는 것도 점점 이상하게 보이는 것 같더라구요.
살고 싶은 곳으로 몽펠리예를 꼽기도 한 것처럼 남프랑스 참 좋더라구요. 저 때가 4월 말이라 정말 좋았던 날씨 덕도 있고 말이죠
2016-04-05
23:50:07
은진
제 생각에 걷고 싶은 거리의 핵심은 골목인것 같아요.. 가로수길이나 홍대 서촌 등은 골목골목이 연결되어 있고, 갑자기 없던 골목이 생기고, 가던 골목이 다른 골목과 이어져서 예측(?)하기 힘든, 그래서 재미있는 느낌이랄까요^^ 반면에 테헤란로 같은 강남의 길들은 지도 그리기 좋게 반듯반듯하게 되어 있는 듯해요~그래서 살기는 편하지만 재미가 없는 듯한 느낌이네요~^^
2016-05-09
15:44:27

[삭제]
준수
안녕하세요. 맞습니다 책에도 그런 얘기가 나와요. 한 블럭의 크기가 작아야 골목길도 많고 예측하지 못할 경험도 많아진다고 말이죠. 네모반듯하더라도 걷기 좋은 길의 특별한 예로 맨해튼의 애비뉴를 들었는데요, 맨해튼의 블럭은 남북은 짧고 동서로 길쭉한 형태라서 동서로 난 길(STREET)를 걷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남북으로난 길(avenue) 에는 걷는 사람이 많다고 말이죠.
2016-05-10
02:33:44
토끼궁둥이
저도 유럽에서 그런 노천까페가 좋았어요. 준수님처럼 한가하게 한두시간 앉아서 멍때리는 시간이 즐겁더라구요. 물론! 와인을 모르는 저는 맥주와 함께였습니다만~
2016-09-02
10:26:21
준수
안녕하세요~ 저도 와인보다 맥주를 좋아합니다만 프랑스라서 와인을 몇 번 마셔보았습니다.하하
2016-09-02
22:11:51
  ~의견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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