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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사지의 마음
분류: 방콕
이름: 준수 * http://www.genijoon.com


등록일: 2015-09-07 00:04
조회수: 1003 / 추천수: 52


태국은 마사지의 천국이라 불린다.

 

 

태국은 마사지의 천국이라 불린다.
'타이 마사지'를 비롯한 마사지의 역사가 깊고 기술이 뛰어날 뿐 아니라 가격이 무척 저렴하기 때문이다.
태국을 방문하는 목적과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마사지 한 번 받아보지 않고 돌아가는 사람도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어쩌면 '태국에 가서 마사지 한 번 받아보지 않을' 수도 있는 유형의 사람이다.
미용실에서 느끼는 어색함과 같은 이유 때문일 것 같다.

 

친절할수록 더 불편해지는 역설적인 공기로 가득한 미용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일부터
"머리 어떻게 모셔드릴까요?"라는 불편한 질문에 내 의지는 전달하면서 까탈스럽지 않게 보이는 대답을 생각해내야 하는 일,
신체의 자유를 구속당한 채 타인에게 내 신체의 일부를 온전히 맡기는 일이나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머리감기를 서비스 받는 일까지
미용실에서 마주하게 되는 일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불편함과 어색함의 연속이다.
나에게 머리를 자르는 일이란 기분전환도 아니고 자아실현도 아니라 한 달에 한 번씩 "쌓인 눈을 치우는 일"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태국의 마사지도 "왠지 꼭 해봐야 할 것" 같은 태국여행의 숙제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미용실도 자꾸 가다보니 익숙해져서 이제는 머리 감겨주는 시간이 미용실 안에서 하는 일 중 제일 좋아진 것처럼,
처음에 몹시 낯설었고 왜 그렇게 좋아하나 이해하지 못했던 발맛사지도 여러번 받다보니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발맛사지를 받으면 느낀 점들.

 

1.

사실 발맛사지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갈 때 걱정했던 것은 어색함이나 불편함 보다는 간지러움이었다.
'예민한' 탓에 발맛사지 받으면서 간지러움을 참지 못하면 어떡하나 불안했었다.

 

맛사지 시작하기 전 발을 비눗물로 씻기 위해 딱딱한 솔로 내 민감한 발바닥을 문지르려 할 때부터 기겁을 했지만
역시 이들은 숙련된 기술자였다.

나같은 걱정을 하는 '초보자'들을 하루에서 수십명씩 상대하면서
저마다 다른 시원함과 간지러움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줄을 타되
결코 불편함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기술자.

 

발 씻기는 발마사지 과정 중에서 제일 험난한 과정이었고,
그 후에 이어지는 온갖 종류의 발맛사지 코스는 전혀 간지럽지 않았다.

 

 

 

 

 

 

 

 

 

 

 

 

 

 

2.

 

처음에 아무것도 모를 때는 발마사지의 기본 시간이 한시간이라는 것이 너무 놀라웠다.
아니 도대체 발에다 무슨 짓을 하길래 발마사지를 한시간동안 한다는 말인지,
그래서 처음에는 삼십분 코스를 받기도 했지만

세번째 경험에서부터,
잘하는 가게를 알게 되고서,
많이 걸어 발이 피곤하던 날에 받고서부터 발마사지를 좋아하게 되었고
한시간도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3.

가장 신기한 점은 발가락 사이의 감각을 새롭게 발견한 점이다.
평범한 삶 속에서 발가락 사이의 신경에 자극을 줄 일은 거의 없었는데
발마사지 코스 중에서 발가락 사이의 '여린' 부분에 꼼꼼한 타인의 손길이 느껴질 때
새로운 감각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 낯설지만 오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4.

수십분간 발을 내 의지로 움직이지 않게 된다.
뇌에서 발로 명령신호를 보내지 않는 것이다.
꼼짝않고 누워있을 때는 발로 보내는 명령도  없지만 발에서 받는 피드백도 없다.
반면 발마사지를 받는 동안에는 명령이 없는데도 발로부터 활발한 감각 신호가 뇌로 전달된다.

 

그런 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갑자기 내 발이 내 의지대로 움직이는 기관이었던 것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뇌에서 발로 가는 신경회로가 단절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네트워크의 ping 신호처럼 주기적으로 발로 신호를 보내 꼼지락 해보게 된다.
긴가민가한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다행히 발의 운동신경은 응답해서 매번 호출에 응답해서 근육을 움직일 수 있었다.

 

 

 

 

 

 

 

 

 

 

 

 

 

 

 

 

5.

저렴한 가게에서는 대체로 손님들이 나란히 누워 발마사지를 받게 되는데
손님 발치에 나란히 앉은 마사지사들은 일을 하는 동안 조용하게 수다를 떤다.
물론 태국어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일 텐데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혹시 내 얘기 하는 것은 아닐까,
이 손님 발에서 냄새나, 자꾸 꼼지락 거려서 신경쓰여 등등..

 

 

 

 

 

 

 

 

 

 

 

 

 

 

 

 

6.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마사지샵에는 수많은(?) 마사지사들이 일하고 있다.
마사지 가게의 사장은 어떻게 이 많은 마사지사들의 실력이나 성실함을 파악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용실처럼 결과물이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예외적인 칭찬/불만이 없다면 손님이 주는 팁의 금액 말고는 딱히
마사지사의 실력/성실함을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연예인 걱정하는 것처럼 쓸데없는 걱정이 들었다.

 

 

 

 

 

 

 

 

7.

 

마사지가게의 종류와 가격대는 정말 광대하겠지만
내가 주로 갔던 저렴한 마사지가게는 발마사지 한 시간 받는 데 200바트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
우리돈 6천원 가량.

 

꽤 높은 숙련도가 필요하고 힘든 노동이 들어가는 서비스를 받는 데 고작 이 정도 금액이라니,
정말 저렴하다는 생각이 든다.

 

 

 

 

 

 

 

8.

 

나의 뻣뻣함 탓인지 '타이 마사지'는 도저히 받지 못하겠다.
같은 가게에 이틀 연달아 갔더니 발마사지 끝나고 5분 가량 타이마사지를 해 줬는데 비명이 끊이지 않았다.

(타이마사지의 탄생지로 알려진 왓포사원에서도 타이마사지를 받았는데,
  내가 마사지사를 잘못 만났는지 매우  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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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2015-09-07
01:03:13

[삭제]
관심
내 몸의 일부이나 그냥 붙어만 있던 근육과 살점에 소박한 신호를 주는 기분? 잦은 기회는 아니지만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에 가면 빼놓지 않고 방문하고자 하는 곳이 마사지샵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그 치유의 느낌이 너무 한시적이라는 것? 몸이 쑤시듯 잠을 푹 자고 일어나면 그 다음날 행보 때는 전보다 다리 근육이 더 빨리 지치고, 마사지를 찾게 된다는 점이, 이곳도 일종의 '몰핀' 같은 것이 아닐까 되묻게 됩니다. (한국에서도 훌륭한 마사지샵만 있다면, 조금 더 가계형편이 좋아진다는 가정 하에 매달 20만원까지도 지불하며 꾸준히 그 몰핀을 투여할 의향이 있답니다 ^^)
2015-09-07
09:53:53
준수
진홍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계속 연재하고 있습니다!
//
아 그 정도 매니아셨군요! 동감입니다. 받을 땐 참 좋은데 너무 풀어버려서(?) 그런지 다음날 더 힘이 없는 것 같죠.ㅋㅋㅋ
국내에서는 얼마 정도 하나요? 전혀 감이 없네요
2015-09-07
23:53:39
김남진
개인적으로 태국 마사지 너무 좋아하지요. 개인적으로 몇군데 안가봤지만, 헬스랜드 아속(asok)지점이 짱.
오일마사지 보다는 타이마사지가. 마사지사의 자질에 따라 질적 차이가 크지만, 저 지점은 어느정도 상향평준 되어 있는듯요.
그래서 그럴때면 팁을 조금더 챙겨드립니다. 어차피 고생하시는 걸 아니까요.

글을 쓸때 문장하나하나 꼼꼼하게 취사선택한다는 느낌이 드네요.
그래서 오랜 기간이 지나도 계속 관리도 할 수 있는 거겠지요.
그런 면이 과거에 아주 조금 있었다가, 해탈? 의 경지로 올라 자기관리조차 안되는 1인이.ㅎ
2015-09-08
01:08:49

[삭제]
준수
그 유명한 헬스랜드는 안 가 봤는데 다음에 한 번 가봐야겠네요.
이번 글과 바로 이전 글은 다른 가장 빠르게 쓴 글인데 다른 글에는 없던 칭찬이 많으니 신기하군요!
2015-09-08
12:11:37
여행겔루
인스턴트 같은 여행기가 범람하는 시기에 ..
한줄기 희망같은 여행기로 군요... ㅠㅠ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좋은글 잘봤습니다~
2015-09-11
08:48:04

[삭제]
준수
글 그랬듯이 감사합니다!
2015-09-11
13:35:49
런샨
저도 마사지 입문(?)할때 이 간지러운걸 왜 받나 싶었어요.
지금도 가끔 몇 부위는 간지럼땜에 까르르~웃게되네요..
타이 마사지는 그래도 몸을 마구마구 스트레칭 시켜줘서 극호에요.
그 뚜둑~하며 나는 뼛소리가 참 중독성이 있달까요 ㅋㅋ
2015-09-12
08:56:11

[삭제]
준수
우왕 발마사지에도 만족했었는데 아직 초보단계에 불과하군요.
다음에 가면 꼭 다시 타이 마사지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2015-09-12
12:34:26
에스뗄
작가님!
어쩜 그렇게 평범한 감정들을 이렇게 재미나게 쓰세요?ㅋ
태국은 타이맛사지가 정말좋은데..
담엔 요거 꼭 해보세요.
근대 맛사지를 아무리 받아도
제 어깨위의 곰세마리를 끌어내리진 못하는듯 해요.
평소에 꾸준한 스트레칭이 진리!ㅎ
2015-09-25
23:29:32

[삭제]
준수
안녕하세요
타이맛사지를 받고 나면 발맛사지는 맛사지도 아닌가보군요! ㅋㅋ
저도 다음엔 꼭 타이맛사지를 받고 다시 소감문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2015-09-28
14:18:19
토끼궁둥이
맛사지는 진리!
동남아에서 즐길 수 있는 큰 즐거움 중에 하나죠! 하루에 한번씩 맛사지를 받다보면 오징어처럼 흐물흐물 해진 제 근육들이 즐거움의 환호성을 지른답니다!!! 꼭 받아보세요
2015-11-11
16:25:38
  ~의견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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