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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행학습
분류: 방콕
이름: 준수 * http://www.genijoon.com


등록일: 2014-12-02 00:19
조회수: 1838 / 추천수: 95


제목 없음

<왓포> 와불의 발가락

 

 

 

 

 

 

<왓포> 와불의 뒤통수

 

 

 

영화를 볼 때 그 작품에 대해 되도록이면 무지한 상태에서 감상하려 노력한다.
최소한의 사전 정보를 가지고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온전히 나만의 시선으로 감상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이해 못 한 점은 나중에 찾아볼 수 있지만 방해받지 않은 '첫 감상'은 한 번 뿐이니까.

 

 

 

 

 

 

 

 

 

 

 

 

 

 

 

<왕궁>

 

 

소설도 마찬가지.
그래서 어떤 계기로든 일단 보기로 정한 영화나 책은
인터넷에 나오는 가장 기본적인 소개문구조차 피하려고 애쓴다.

(종종 소설을 읽다가 초반에 도무지 무슨 얘긴지 파악 안되면 인터넷 서점의 책소개를 읽어보기도 한다.)

 

기본적인 배경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한참동안 감 못 잡고 헤매는 경우도 있지만,
아는 것이 적었기에 기대하지 못했던 면모에서 감동을 받는 기쁨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예를 들어 영화 '어바웃 타임'은 가벼운 로맨틱코메디인 줄 알고 심드렁하게 보다가 큰 감동을 받았다.

 

 

 

 

 

 

 

 

 

 

 

 

 

 

 

 

하지만 어떤 영화나 소설을 볼지 말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작품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모순이 발생한다.

그래서 나에게 가장 '이상적인' 영화/소설의 선택법이란,
나의 분신, 또는 나와 동일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 존재해서 추천 리스트를 만들어 주면
나는 작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채로 보는 것이다.

 

분신술도 연마하지 못했고 동일한 취향으로 완벽한 목록을 만들어줄 친구도 없는 현실에서는
예습과 무지 사이의 어딘가에서 절충하려 애쓰고 있다.

 

 

 

 

 

 

 

 

<챠오프라야 강>

 

 

 

 

 

 

 

 

여행도 그럴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한 두시간과 만원 남짓의 손실이 전부인 영화나 소설에 비해  
시간적 금전적 기회비용이 훨씬 크기 때문에
여행에 관련된 정보수집과 판단은 극장과 서점에서의 고민에 비해 모험이 적고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영화 포스터만 보고 표를 사거나 표지 제목의 글씨체가 마음에 들어 충동구매한 소설책처럼
언젠가 본 사진 한 장에 마법처럼 이끌려 짐만 꾸려 훌쩍 떠나는 여행도 있을테지만,
요즘 같은 시대 여행 떠나기 전에 수많은 블로그의 화려한 사진들 한 번 안 찾아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꼭 가고 싶었던 장소를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고해상도 사진들로 감상하고
숙소의 구석구석은 물론 화장실 상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로
내가 타고 갈 비행기의 기내식 메뉴까지 알고 떠날 수 있다.

 

 

 

 

 

 

 

 

 

<왓 아룬> 새벽사원

 

 

 

 

 

 

 

<왓 아룬> 새벽 사원

 

 

대체로 '어른'이 되고  멀리 떠날 기회가 귀해질수록 선행학습의 양은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아니면 단순히 '어른'이 되는 시간과 함께 인터넷의 정보가 풍부해지는 탓인지도 모르겠다)

 

지나친 예습은 흐릿하고 여백이 많아야 할 상상 속 풍경을
현실과 구별되지 않을 만큼 선명하게 색칠해버리는 부작용이 있다.

사전에 수집된 영상과 에피소드 등의 간접 정보를 바탕으로 나의 예감과 기대가 발전하고
실제  여행지에 가서는 직접 행동으로 실현될 가능성도 높다.
<인류학자처럼 여행하기>라는 책에 나오는 말처럼 "경험을 경험"하는 것이다.

 

 

 

 

 

 

 

 

 

 

 

 

 

 

 

 

 

 

아무 것도 모른채 무턱대고 떠난 여행지에서
가이드북도 카메라도 스마트폰도 없이 돌아다니는 장면을 꿈꿔보기도 하지만,
꽤 치밀한 나의 성격으로는 아무래도 불가능한 일일 것 같다.

그래서 영화/소설을 고르고 감상하는 일과 마찬가지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무모와 철두철미 사이의 어딘가에서 타협하려 노력하고 있다.

 

 

 

 

 

 

 

 

 

 

 

 

 

 

 

 

 

 

 

좋아서 다시 봐도 역시 좋은 책/영화처럼 다시 가는 여행지는 선행학습에 대한 딜레마가 없어서 좋다.
두리번거리지 않고 능숙하게 골목을 찾고 버스를 타면서 으쓱한 기분이 들고
확실한 즐거움을 찾는 방법을 숙지하고 있는 장소.

평생 몇 번이고 돌려고 보고 싶은 영화, 읽을 때마다 매문장 새롭게 느껴지는 소설책처럼
매년이라도 찾고 싶은 그런 여행지가 한두군데 정도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여담으로,
구글맵은 괜찮지만 '스트리트 뷰'는 조금 위험한 문물인 것 같다.

여행을 다녀온 사람에게 훌륭한 추억의 재생장치인 반면
'예비 여행자'에게는 영화의 스포일러만큼이나 유해하기 때문에
평소 아무 이유 없이 구글맵으로 지도와 위성사진과 스트리트뷰를 둘러보길 좋아하는 나에겐 크나큰 유혹이지만
여행갈 장소는 절대 보지 않(으려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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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이
좋은 게시물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2014-12-08
10:16:12

[삭제]
준수
감사합니다! 모처럼 리플이 큰 힘이 되는군요!
2014-12-08
15:39:06
김재현
저랑 반대네요 저는 치밀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함..... 처음엔 의욕적으로 찾아보는데 얼마 안가서 제풀에 꺽임
2014-12-13
00:19:39

[삭제]
관심
선행학습의 딜레마... 어떤 시점에 제가 능동적으로 영화, 소설을 접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더라구요.
오히려 타인의 리뷰를 거의 참고하지 않는 아내와 대담을 나누면서 참신한 시각에 깜짝깜짝 놀라서
최근엔 되도록 추천과 후일담에 기대지 않으려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스토리가 중요한 작품의 줄거리를 스포일러 당하지 않으려는 의지처럼
그냥 무지 상황에서 눈 앞에 펼쳐진 여행지의 풍경, 내 숨을 통해 스스로 판단한 호흡이
시간이 흘러 긴 여운으로 남는다는 걸 알게 되고
준수님에 비해 덜 꼼꼼하고 덜 치밀한 저는, 요즘 여행조차도 '운명'에 기대하고자 한답니다.
그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말이죠 ^^
2014-12-17
11:23:23
준수
저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무모'해지고 있지만 그대로 다들 저보단 덜 치밀하시군요 ㅎㅎ
"그냥 무지 상황에서 눈 앞에 펼쳐진 여행지의 풍경, 내 숨을 통해 스스로 판단한 호흡이 시간이 흘러 긴 여운으로 남는다는 걸 알게 되고" 저도 동감입니다
2014-12-18
11:04:45
에스뗄
인풋이 없으면 아웃풋이 없단 생각에 저도 열심히 준비하는 편인데..
그렇게 준비해도 막상 가게되면 변수들이 생기게 되죠.
꼭 가려했는데 못가게 되는곳도있고..생각지도 않은 곳에 있을때도있고.
전 그때 운명같은걸 느껴요.
글고 아무리 훌륭한 블로그를 봐도 여행지에서의 느낌을 다 전해줄순없는듯해요.
그래서 여행을 가는거겠죠.
누구도 모로코 에싸위라의 바람을 전해주진 못했죠. 언제나 지중해를 품고살던 전 어느새 사납고 거친 대서양을 사랑하게 됐어요.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나오시마의 지추미술관..그곳에서의감동을 누가 전해줄수있을지..
그이후 안도타다오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축가가 됐어요.
정보를 통해 어느곳을 가고싶다 희망하게되고 어느순간 꿈이 현실이 되는 그순간..
그곳엔 제가 감히 상상하지 못했던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곳에서 또다른 나와도 만나게 되는듯..!
2015-01-25
12:14:43

[삭제]
MNB
사실 형님의 여행기가 제 여행에서도 큰 스포일러가 되었어요.
근데 뭐 같은 곳을 가도 사람들이 직접 경험하는 것은 서로 다른 법이니까 괜찮은 것 같습니다.
예멘은 형님이 찍은 사진보고 꼭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못 가게 되어 아쉽네요.

참. 혹시 독특한 여행지를 찾고 계시다면 스리랑카 추천합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독특하고 참 좋았습니다.
2015-02-10
20:44:08

[삭제]
토끼궁둥이
한 번 이상 가는 여행지에서의 알 수 없는 으쓱함은 왠지 모를 쾌감을 주지만,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두 번 방문한 파리에서 저는 으쓱함 보다는 버거웠답니다. 가이드를 했어야 했거든요. 게다가 그림에 조금 관심이 있다는 이유로 루브르와 오르쉐에서 그림 설명까지 했어야 했으니까요. ㅋㅋㅋㅋㅋ 저도 다음엔 제가 가고 싶은 여행지를 다시 방문하고 싶네요.
2015-02-16
14:04:48
준수
아 저는 아직 그런 경험이 없어서 다행이랄까요.ㅋㅋ
한 번 이상 방문한 도시는 오사카, 방콕, 삿포로 정도인 것 같은데 모두 제가 좋아하는 도시입니다
2015-02-21
21:29:12
준수
스리랑카!
저도 여태껏 한번도 여행지로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최근에 다녀온 기사나 블로그 같은 것을 보게 되었어요.
꼭 가보고 싶어졌었는데 한 번더 바람을 넣어주시는군요ㅋㅋ
2015-02-24
13: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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