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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남아의 향기
분류: 앙코르와트
이름: 준수 * http://www.genijoon.com


등록일: 2015-03-23 23:09
조회수: 2717 / 추천수: 84


제목 없음

 

 

 

 

 

 

 

 

 

 

 

짐을 풀고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거리에 나서는 순간 나를 휘감는
후덥지근한 공기, 요란한 오토바이 엔진음과 매캐한 매연.

촉각과 청각과 후각을 사로잡는 동남아 특유의 '헐렁한' 느낌은
순식간에 나를 세로운 세상으로 데려다 놓는다.

 

 

 

 

 

 

 

 

 

 

 

 

 

 

 

 

 

 

무덥지만 불쾌하지 않은 이 모순된 세계에서
시끄러운 오토바이 소리는 소음이 아니며
탁한 매연도 그다지 유해하지 않다.

 

이 모순된 공간에서 나는
흐르는 땀을 닦지 않고 식은 땀을 찝찝해 하지 않으고
음식에 들어간 머리카락 정도는 무표정으로 건져내어 휙 던져버리는 무신경함으로
내연기관의 배기가스는 해롭겠으나 굳이 피하지 않는,
평소와 다른 다른 내가 된다.

 

 

 

 

 

 

 

 

 

 

 

 

 

 

 

 

 

 

 

멀쩡한 사람도 예비군복만 입으면 어딘가 불량해지는 것처럼
동남아의 공기는 평범한 소시민의 몸을 조이고 있던 나사를 약간 풀어놓는다.

 

 

 

 

 

 

 

 

 

 

 

 

 

 

 

 

 

 

 

 

동남아 여행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는 허름한 길가에 테이블이 놓여진 식당들이다.
코카콜라나 스프라이트 따위의 로고는 반쯤 벗겨져 있고
한때 원색이었으나 빛 바랜 플라스틱 테이블과 엉성한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서
먼지로 탁해진 클리어파일을 넘기며 음식 사진과 영어 이름을 비교하고 메뉴를 고른다.

 

 

 

 

 

 

 

 

 

 

 

 

 

 

 

 

 

 

 

 

행인들로 붐비고 경적소리가 요란한 테이블 앞으로
수시로 오토바이들이 거대한 배기가스 구름을 남기는 곳.

등 뒤 어디선가 탈탈거리며 불어오는 선풍기 바람을 맞으면서
힘이 없는 얄팍한 포크와 숫가락을 쥐고 기막힌 맛은 아니지만 대체로 평균 이상을 하는 음식을 먹는 틈틈이
양손으로 부지런히 파리를 쫓기도 하고 갱지같은 티슈를 꺼내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기도 한다.

 

 

 

 

 

 

 

 

 

 

 

 

 

 

 

 

 

 

 

 

 

비흡연자이지만 왠지 이럴 때 담배 한개피 피우면 기분이 더 살 것 같은 기분.
엉덩이를 앞으로 쭉 뺀 허리에 해로운 자세로
빵빵거리는 차들의 행렬과 느긋한 여행객들의 표정을 구경하면서
맥주잔을 들어 벌컥벌컥 들이키는 순간의 하이라이트.

 

 

 

 

 

 

 

 

 

 

 

 

 

 

 

 

 

 

혼자서 식사 두 가지에 맥주 두 병을 마시고서 주섬주섬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면서
머릿속 환율계산기 액정에 고작 몇천원 밖에 안되는 금액이 표시될 때,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

 

 

 

 

 

 

 

 

 

 

 

 

 

 

 

 

 

 

 

 

 

 

술잔과 접시를 무심하게 내려놓고 아주머니는 돈 쓰러 온 이방인을 특별히 반기지는 않지만
두번 세번 가다보면 금새 알아보고 친절한 미소를 지어주신다.

나무 의자와 테이블보가 덮힌 제대로 된 식탁을 갖추고서
'외국인 손님을 맞을 준비가 된 식당'에서는 그만큼의 해방감이 들지 않았던 것 같다.

 

 

 

 

 

 

 

 

 

 

 

 

 

 

 

 

 

 

 

 

캄보디아의 물가는 생각보다 더 저렴했다.
아마도 세계에서 맥주가 제일 싼 나라가 아닐까
식당에서 맥주한병이 0.75~1달러.
간혹 해피아워 생맥주 한잔에 0.5달러.

 

 

 

 

 

 

 

 

 

 

 

 

 

 

 

 

 

 

태국여행기 게시판에 갑자기 캄보디아 얘기.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주관적 인상으로 인도차이나반도 4개국을 줄세워 보자면
"베트남-캄보디아-태국-라오스" 정도가 될 것 같다.

얼마 전 다녀온 앙코르와트 여행기를
라오스가 아닌 이곳 태국편에 묶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진 이유입니다.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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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어슬라이더
해지는 풍경이 멋져 보입니다.
좋은글 잘 봤어요 감사합니다~~
2015-03-24
08:32:55

[삭제]
준수
감사합니다!
2015-03-25
14:48:26
에스뗄
우와..오늘 글 너무 좋은거있죠? ㅋ
진솔하고 소탈하고 푸근하기까지.!
동남아 특유의 헐렁한 느낌 덕분에
일상을 살아내느라 긴장되고 수축됐던 마음들이
말랑말랑 이완되어지는 느낌이에요.
전 요기에 제가 좋아하는 음악까지 곁들이니
꿈꾸듯 나른하고 행복한 밤이네요^^
2015-03-29
23:27:28

[삭제]
준수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진솔 소탈 푸근이라니 꿈보다 해몽이군요. 하하
저도 사진을 다시 보니 나사 풀린 사진 뒷편의 제가 떠올라서 한 결 이완이 되는 것 같아요
2015-03-30
23:17:48
임동준
동남아에서는 뭔가 마치 예술가가 된듯이 도덕적인 잣대와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훨~~~~~씬 자유로워진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ㅎㅎ
사진들 보니 준수님의 사진스타일은 예전부터 한결같이 참 따뜻한 색감이 나와서 좋은 것 같네요 ㅎㅎ
혹시 요새도 사용하시는 카메라가 예전과 같으신가요?
2015-03-31
00:01:37

[삭제]
준수
안녕하세요.
예멘 여행기까지는 캐논350d+시그마 17-70을 썼고
라오스,뉴욕은 올림푸스 E-PL2 + 번들렌즈, 태국 여행기는 E-PL2 + 파나소닉 20.7 단렌즈를 쓰고 있습니다!
일본, 중국, 미국은 이것저것 섞여 있고요.
2015-03-31
09:13:21
런샨
동남아는 이상하게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는거 같아요..오늘도 잘보고 갑니다..^^
2015-03-31
12:46:35

[삭제]
준수
그리고 같은 아시아인데다 거리도 멀지 않아 약간 '홈그라운드' 같은 느낌 탓도 있는 것 같아요
남미에서는 헐렁하고 편해도 왠지 어웨이 느낌이 나지요.하하
2015-04-03
14: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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